지난 8월말 상담소에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아누(가명)씨가 찾아왔다. 다른 여느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두 눈에 입가엔 미소를 띠고 상담소로 들어왔다.
상담을 해보니 사연은 이러하였다. 아누는 2006년 2월 고용허가제 E-9비자로 입국을 하여 경남 진해시에 위치한 모 회사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아누 씨 역시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취업자에게 적용되는 전용보험(보증보험, 출국만기보험, 귀국비용보험,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이중 귀국비용 보험료는 6개월 동안 매월 10만원씩 월급에서 공제되었다. 그 뒤 아누는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겼다.
체류 만료가 되는 올해 아누는 회사의 재입국을 약속 받고 귀국할 즈음에 보험회사에 귀국비용 지급신청을 했다. 그러나 20만원만 지급받을 수 있었다. 시간이 없어서 일단 출국한 후 재입국한 뒤에 이전 회사 사장에게 전화 문의를 했지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가 않아 해결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상담소를 찾게 된 것이다.
상담자는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려고 했으나 사장은 발뺌만 할 뿐이었다. 회사가 엄연히 취업자의 급여에서 귀국비용을 공제했는데도 보험회사에 적립되지 않고 사장 주머니로 들어갔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것은 사업주의 명백한 사기행각이다. 이주노동자라서 말도 통하지 않으니 그냥 한국을 떠나면 그만이겠지 하는 생각을 사업주는 하고 있었던 것일까?
재차 전화를 걸어 사장에게서 남은 금액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긴 했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주는 마지못해 돈을 주겠다는 식의 말을 하고 있으니 상담자로서 아누에게 이 말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부끄럽다.
의무 가입인 귀국보험에서 탈법이 일어나고, 사업주가 돈을 떼먹고도 뻔뻔스럽게 나올 수 있는 건 아무래도 정부의 관리가 미흡한 탓이라고 밖에 볼 도리가 없다. / 상담팀 케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