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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사례 소리통 >

 

받지 못한 임금 1,150만 원, 돌려받기까지 210개월

 

      중화요리 중에 자장면, 짬뽕, 탕수육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먹는 인기 식단 메뉴이다. 특히, 어느 중화요리식당(이하 중식당)이든지 배달은 기본이기 때문에 언제나 집에서 편안하게 시켜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자장면과 짬뽕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 자장면과 짬뽕은 익숙하고 편안함을 주기보다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을 기억나게 하는 음식일 수도 있다.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두 사람에게 자장면과 짬뽕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어쩌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210개월을 떠오르게 하는 음식일지 모르겠다.


      201478, 경남이주민센터를 찾아온 AB는 중식당에서 일하는 주방장으로, 중국에서 온 이주노동자였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국에 자리 잡고 있는 중식당에는, 한국인 주방장보다 중국 본토에서 온 중국인 주방장들의 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무엇보다 고용주인 식당 주인들에게 있어서, 한국인 주방장보다는 중국인 주방장들의 임금 수준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중식당 사장님들이 중국인 주방장들을 택하는 이유가 단순히 저임금 때문만은 아니다. 요컨대, 한국 안에서 중국인 주방 근로자들은 불합리한 근무 조건이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한국에 체류하기 위해서 이주노동자는 필수적으로 직장에 소속되어 있어야만 한다는 조건 때문이다. , 중국에서 온 이주노동자에게 해고는 한국을 바로 떠나지 않는다면 불법체류자가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러한 법의 허점을 잘 알고 악용하는 고용주들은 중국인 주방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휴무일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근무 조건으로서 당연히 제공되어야할 의료보험가입도 하지 않는다. 심한 경우에는 일을 시작하고서 3개월 동안은 자기 임금의 전부를 고용주에게 압류 - 고용주는 이주노동자가 직장에서의 이탈/도주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임금 지급을 보류하기도 한다. 그리고 고용주의 뜻을 따르지 않거나, 항의하는 이주노동자가 있다면, 그에게 돌아오는 처우는 결국 부당 해고이다.

 

       3년 전 여름, 우리 이주민센터를 찾아온 AB도 그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중식당에서 일을 했었던 이주노동자들이었다. 두 사람은 진해의 어느 중식당에서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였고, 친구 사이였는데, 두 사람 모두 체불된 임금을 받을 수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중이었다. 먼저 A는 입국 후 초기 2개월 동안의 임금 지급은 보류-압류되었고, 이후 다달이 받아야할 월급은 8개월 동안이나 계속해서 지급이 미뤄져서, 마침내 그렇게 그때까지 체불된 임금의 총액은 1,150만원이나 불어나 있었다. 같은 직장 동료인 중국인 근로자 B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고국을 떠나서 한국에 들어와 일을 시작하고 난 후, B도 역시 첫 달의 임금 지급은 보류-압류 당한 상태였으며, 마지막 5개월째가 되는 때까지 받지 못한 임금 총액 1,020만원이나 된 상태였다. 결국 AB는 고용주인 중식당 사장이 임금을 주지 않음으로, 이틀 동안 기숙사에 머무른 채 일을 나가지 않았고, 이에 화가 난 사장은 이탈신고를 해서 불법으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AB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도움은 중식당 사장과의 대화를 통한 중재였다. 그러나 임금체불을 해결하기 위한 센터 실무자의 노력은 중식당 사장의 비협조로 인하여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두 중국인 주방장의 상담 건은 노동부에 진정을 내고, 진정절차를 밟아서 임금체불 문제가 해결되어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노동부 진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 중식당 사장은 자신 소유의 식당을 폐업시켜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매각을 해버리고 만다. 게다가 당연히 식당을 매각하여 발생한 돈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AB의 임금체불 해결을 위해 사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사장은 밀린 임금 지불은 하지 않은 채 차일피일 미루며 피할 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월급 1,020만원을 체불당한 B가 다른 식당에 근무를 할 수 있도록 B의 업체변경 절차에 사장이 동의1)하여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A에게만큼은 업체변경 동의를 해주지 않아서, 체불임금 1,150만원은 돌려받지도 못하고 다른 식당으로 직장을 옮겨서 일도 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일하던 직장도 없어져 버린 터라, 결국 A는 미등록체류자로 한국을 떠나야만 하는 다급한 상황에 처하게 되어 버린다. 바로 그 상황에서, 우리 센터는 A가 임금소송 중임을 근거로 하여 기타(G-1)체류 비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고, 그가 임금문제-소송이 해결되기까지 이주민센터 6층에 있는 쉼터에서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임금소송은 노동부의 임금 확정을 거쳐, 법률구조공단 창원지사를 통하여 진행이 되었는데, 그 과정이 역시나 쉽지가 않았다. 소송 중에 자주 문서가 되돌아오기도 하고, 주소지를 확인해서 다시 보내고 하는 등의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AB, 둘 다 마침내 되돌려 받아야 할 체불임금 확정 금액을 판결 받기는 했으나, 중식당 사장과는 연락이 닿을 수 없었고, 일했던 식당은 이미 예전의 그 식당이 아니었다.

       이렇게 체불임금 지급이 점점 더뎌지고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우리는 법률구조공단 창원지사를 통해 재산 명시신청2)을 하는 다음 단계로 진행을 시키게 되었다. 물론, 이 과정을 진행하는 중 B는 심적인 어려움을 결국 견디지 못하고, 또 하던 일을 멈추고 법원에 자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 까지 더해지다 보니, 체불임금에 대한 건을 포기해 버리기도 하였다. 사실, 우리가 재산 명시신청 요청을 했으나, 중식당 사장이 이에 대하여 협조하지 않고 시간만 끌다보니, 체불임금을 돌려받는 일은 점점 기약하기 힘들어 보이기까지 하였 으니 B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인 주방장 A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곧 우리는 그의 재산조회3) 신청을 다시 요청했고, 그 결과를 기다려 보기로 하였다.

       마침내, 재산조회 신청의 결과로 서울 서대문구에 사장의 명의로 빌라가 한 채 있음이 발견되었다. 우리에게 있어서 매우 큰 성과임이 틀림이 없었다. 대부분의 악덕 고용주들은 자기 명의의 재산을 이미 제3, 배우자이든지 다른 사람의 명의로 돌려놓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중식당 사장의 명의로 부동산이 있다는 사실은 체불임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임이 분명했다. 우리는 서둘러서 부동산 강제경매 절차를 진행시키기로 했다. 우선적으로 부동산의 소재지가 있는 곳에서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법률구조공단 창원지부에서 서울서부지부로 사건을 이관시키고 부동산 강제경매 절차를 밟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진행이 되고 나서야 사장이 급히 연락을 취해 왔다. 2년 넘는 시간동안 연락도 되지 않던 사람이 다급한 마음에 연락을 준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강원도에 있어서 체불임금 밀린 것 지금 당장 주기 힘들지만, 꼭 모두 줄테니, 먼저 부동산 경매절차를 풀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부동산 경매절차를 먼저 풀어주기에, 그 사장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었다. 결국, 우리는 체불임금 전액과 법률구조공단에 지급해야할 소송비용까지 그 모두를 받은 후에 경매절차를 풀어주겠다고 하였었다. 그러나 사장은 우리의 제안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주지도 않았고, 이후로 연락을 다시 주지 않았다.

 

       20164, 결국 부동산 경매절차가 시작되었고, 담당법원에서 경매 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관한 진행절차만 남은 상태였다. 드디어 부동산 감정을 거쳐서, 1차례의 유찰 끝에 부동산이 마침내 매각되었다. 매각 후 우리에게 주어진 결과는, 실로 대만족이었다. A에게 원금 1,150만원에 이자 626만원 도합 1,768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게 판결이 내려졌기 때문이었다. 이자는 판결을 받은 후 지급 날까지 20%에 해당하는 지연지급이자부분이 붙었다. 그동안 체불임금 관련 사건으로 법적조치로 많은 건수의 소송을 진행해 왔지만, 사장본인 명의의 재산이 없거나 재산의 소재지를 찾지 못해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설령 포기하지 않는다고 해도, 겨우 가재도구, 생활용품 등 동산 압류 후 경매를 통한 일부 금액 변재가 최선일 뿐이었다.

       분명, A에게 있어서 210개월이라는 시간은 힘들고 긴, 그리고 더디 가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끝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견디고 또 견디면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이러한 과정에 이주민센터 상담실무자도 이루다 말할 수 없을 인내심이 요구되었을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견디어 냄으로 받을 수 있게 된 체불임금 전액, 그리고 받지 못한 사이에 불어난 이자까지도 모두 지급받을 수 있게 된 이 결과는, A의 사건을 맡았던 서울서부지부의 담당자조차도, 이런 경우는 거의 보기 드문 일이라고까지 하였는바, 성공 상담사례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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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행법 상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주어진, 업체변경의 권한은 고용주에게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른 업체로 옮기기 위해서는, 기존 고용주들에게 동의서를 받아야만 하는 조항 때문이다. 이는 또한 고용주들이 업체변경을 빌미로 이주노동자들에게 불법적 대가를 요구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2) 채권자가 승소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가 해당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법원이 채무자에게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는 재산 목록을 제출 하도록 하고, 법정에 출석하여 그 제출한 재산 목록이 진실함을 선서하게 하는 제도.


3) 재산명시절차에서 채무자의 명시의무 위반이 있거나 채무자가 제출한 재산 목록상의 재산만으로는 집행 채권의 만족을 얻기에 부족한 경우에, 재산 및 신용정보에 관한 전산망을 관리하는 공공기관, 금융기관, 단체 등에 대하여 채무자 명의의 재산에 관한 조회를 하고, 그 결과를 재산 목록에 준하여 관리하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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