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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더위가 막 시작된 5월 말 남산만한 배를 가진 베트남 이주여성, ‘티엔’(가명, 21세)이 찾아왔다. 한글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던 그녀가, 남편이 사망한 후 수업에 나오지 못해서 걱정하고 있던 때였다. 티엔은 남편이 사망한지 3주째, 재산 때문에 시가족들(남편 형제 6명)과 갈등이 생겨 법률 지원을 요청했다.

두 달 뒤면 엄마가 된다는 사실에 들떠있던 티엔은 남편이 갑자기 사망하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막막했다. 그래도 남편이 살아있을 때 모아둔 재산이 있어 당장 살아가는 것은 걱정이 없겠다 싶었는데, 시가족들은 남편의 빚이 너무 많다며 티엔에게 돌아갈 돈이 없다고 했다. 대신 티엔에게 삼천만 원 쯤 돈을 모아 줄 테니 베트남에 가서 살라고 했다.

티엔은 남편과 살면서 한 번도 생활비에 쪼들려 본 적이 없었다. 또한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와,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자녀들에게 땅을 나눠주었고 특별히 오랫동안 병 간호를 한 장남인 남편에게 살던 집을 물려준 사실도 알고 있었다. 티엔은 자신을 위해 회사도 가지 않고 각종 재산 정리를 해준 시가족들이 고맙긴 했지만 돈 한 푼 없이 아이와 살아갈 자신이 없다며 남편 재산을 확인해 달라고 했다.

그날 티엔은 재산 상속과 관련된 모든 것을 상담소에 위임했다고 말하기 위해 베트남 통역 상담자와 함께 시가족이 모여 있는 큰 시누이 댁에 찾아갔다. 그러나 시가족들은 욕을 하면서 베트남으로 빨리 돌아가라고 했다. 심지어 큰 올케와 작은 올케는 티엔의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리기까지 했다. 그 집을 나온 티엔은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티엔이 몸을 다친 것은 둘째고 태아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티엔의 예상대로 남편의 재산에는 아파트와 주택, 그리고 자가용이 있었다. 그러나 이미 시가족의 이름으로 명의가 변경되어 있어 티엔에게 되돌리려면 소송을 해야 했다. 티엔은 아이의 삼촌이나 고모들이 될 사람들과 싸우고 싶지 않다며 조용히 합의하기를 원했다. 티엔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차를 팔아 1억 원 가량 되는 남편의 빚을 갚고 남은 돈으로 방 한 칸 전셋집을 샀다. 시어머니가 물려준 집은 집안 대대로 살았던 곳이고 제사도 지내야 하니 가족들에게 돌려주고 아이를 위해서 아주 작은 지분만 받았다.

티엔은 돌아가신 시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이제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면서 시가족과 잘 지내기 위해 그들의 폭언과 폭행도 참아내고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정당한 재산까지 포기했다. 하지만 그들의 냉대는 여전했다.

상담소는, 시댁의 외면을 받으면서 아이와 둘이 살아갈 티엔을 위해 베트남 어머니 초청과 산후도우미, 한부모가족 지원 등 각종 복지제도를 알아보고 있다. 누구라도 한국말이 서툰 티엔이 아이와 단 둘이 이 땅에서 살아가기에는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한 아이의 엄마로서 어떤 어려운 일도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 다문화팀 김민옥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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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5
20:59:40 (*.177.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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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a2365

2009.08.08
15:58:59
(*.177.19.22)
................이런일이

espa2365

2009.08.08
15:58:59
(*.177.19.22)
................이런일이

espa2365

2009.08.08
15:59:03
(*.177.19.22)
................이런일이

황성중

2009.08.08
16:06:30
(*.177.19.22)
안타깝네요...어째서 한국인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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