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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어린이날, 모처럼 휴일이라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고 낚시를 가던 중국인 이주노동자 ‘강호’ 씨. 함안의 왕복 2차선 도로에서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오는 트렉터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약 20미터를 미끄러졌다. 119를 불러 가까운 마산국립의료원에 옮겨졌으나 왼쪽 팔 이두박근 부위가 골절되고 신경을 다친 터라 더 큰 병원으로 가야 했다. 그러나 휴일에 이 지역에서 신경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있을지, 또 신원이 불확실한 외국인을 선뜻 수술대에 눕힐 수 있는 곳이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다행히 다시 구급차를 불러 타고 부산백병원으로 옮겨 긴급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 후 의료원으로 돌아온 그는 3개월간 치료를 더 받고 장해 정도를 살펴야 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심각한 팔 부상보다 더한 정신적 고통이 따랐다. 일반적으로 교통사고를 당하면 보험금으로 치료를 받고, 휴업 손실이나 장해가 있을 경우에는 사건의 책임 소재와 장해 정도를 따져 상대방과 민사 합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산재에 해당하는 교통사고라면 치료기간 중 월급의 70%를 받게 돼 있고 장해가 남을 경우 근로복지공단에서 장해등급에 따라 보상을 해주게 되어 있다.

그러나 가해자의 트렉터는 보험에 가입조차 돼 있지 않았다. 더욱이 서울의 교통연수원에서 직접 내려와 사고 사실을 조사하여 트렉터 운전자의 과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는 되레 강씨에게 사고의 책임을 전가하며 당국의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때문에 강씨는 사고가 난지 1년이 넘는 지금까지 치료비나 휴업 손실 등에 대한 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강씨는 왼쪽 팔 신경의 손상으로 팔을 굽힐 수 없는데다 부담스러운 치료비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아파서 일을 못하니 생활비마저 친구들에게 빌려서 지내고 있다. 게다가 사고 후 1년이 넘도록 중국에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해주지 못하고 있는 그는 사고를 당했다는 말도 전할 수도 없다. 고향에는 아직 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고, 얼마 전에는 어머니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까지 들었다. 그가 겪고 있는 설상가상의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듯하다.

가장 큰 걱정은, 치료가 계속 남아 있는데 비용 때문에 시기를 놓쳐버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이라도 빨리 끝나서 배상을 받고 치료를 한 후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바라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을 듯하다. 농사를 짓고 있는 가해 운전자는 수백만 원의 치료비조차 부담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니 민사보상에 대한 기대는 더 어렵게 됐다.  

상담 현장에서 많은 일을 겪어온 사람으로서 해결이 난망해 보이는 사건이라도 어떻게든 실타래가 풀리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 경우는 아무리 궁리해도 도저히 방법을 찾기 힘들었다. 물론 교통사고에서 가해자가 책임을 발뺌하고 경제적 능력도 없을 경우 피해자가 입는 막대한 고통은 내국인이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약자인 이주민의 처지를 고려하여 억울한 처지에 몰린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가해자의 태도나 경제력에 따라 피해자의 처지가 달라진다면 불합리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다. 지금도 강씨는 자신한테 겹겹이 쌓인 기막힌 처지를 한탄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 글,김광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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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1
14:40:13 (*.177.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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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2009.08.08
16:12:16
(*.177.19.22)
ㅠ.ㅠ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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