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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에서 온 바실(BASIL, 가명)은 3월 31일 회사를 퇴직하고 구직등록기간을 받아 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아뿔싸, 불과 이틀 뒤인 4월 2일에 본국에서 어머니의 부고가 온 것이다. 집안의 독자인 바실은 황망한 마음에 바로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예약하고 출입국에 가서 재입국 허가를 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출입국의 대답은, 구직등록기간 중의 이주노동자에게 재입국 허가를 내 주는 것은 규정에 없다는 냉정한 거절뿐이었다. 당황한 바실은 한국말을 잘 하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우리 상담소까지 찾아오게 되었다.

바실의 얘기를 듣고 우리는 협조공문을 작성하고 출입국과 기타 기관에 연락을 취해 보는 등 노력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결국 취업을 하고 나서 휴가를 얻어 나가든지 아니면 아예 스리랑카로 돌아가든지 양자택일의 상황에 몰렸는데, 어느 쪽도 바실이 선뜻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때 바실이 이전에 일하던 회사가 딱한 사정을 듣고, 형식상 잠깐 동안 자기 회사에 재취업하는 방법으로 도와 줄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이번엔 외국인노동자의 사업장변경은 3회로 제한한다는 대한민국의 법이 발목을 잡았다. 이미 2번 사업장을 변경했으므로 이번에 취업을 다시 하게 된다면 체류기간 만료일까지 그곳에서만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옛날 사장말대로 된다고 하더라도 고용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상 예약된 비행기를 타기는 불가능했다.

정말 다른 방법이 없나 계속 이리저리 알아보던 중 다행히 출입국과 이야기가 잘 풀렸다. 바실의 딱한 사정을 그쪽에서도 이해하여 우리 상담소에서 바실에 대한 보증을 서 주는 조건으로 재입국 허가를 내 주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바실과 함께 마산출입국사무소로 갔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인지 담당 실무자가 처리해 줄 수가 없다며 거부한다. 애원하고 설득하는 승강이 끝에 겨우 협조요청공문과 사유서를 제출하고 4월말까지 재입국 허가를 받아낼 수 있었다.

본국에서 들려 온 소식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하루 종일 재입국 문제 때문에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던 바실은 재입국 허가가 붙은 여권을 넘겨받고 “고맙습니다”라고 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내 마음도 울컥해서 괜히 쑥스러워 서로 시선을 피했다.  

작년이었던가, 본국에서 아버지의 부음이 들려왔는데도 회사에서 일이 많다며 휴가를 주지 않아 장례식에 갈 수도 없었다는 어느 이주노동자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내국인에겐 아주 당연한 인도적인 처우가 이주노동자에겐 왜 이렇게도 힘든 건지, 불공평한 법과 제도가 하루빨리 바뀌기를 기도해 본다. /글. 이소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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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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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k78

2009.08.08
16:07:41
(*.177.19.22)

진짜 불공평한 법과 제도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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