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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예쁜 우리 아이들

- 2월 27일 다문화어린이합창단 공연을 준비하며

 

 

다문화어린이합창단 담당자 이은신

 

 

안녕하세요? 센터에 들어온지 어느덧 일 년이 되어가는 이은신이라고 합니다. 현재 다문화어린이합창단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냥, 다문화어린이합창단 연습을 하고 집에 돌아와 묘한 마음을 나누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원래 2월은 방학을 할 계획이었으나 2월 27일에 있을 다문화 총회 때 합창단 공연을 하기로 해서 올 수 있는 아이들 위주로 계속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혼자서 피아노도 쳤다가 지휘도 했다가 발성연습도 했다가 그렇게 공연 2주 전까지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쳤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고, 동요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나름대로 아이들을 많이 다뤘다는 자만에 다문화어린이합창단을 지도할 때에도 아이들이 저를 집중해서 보고 따라하고 노래도 큰소리로 씩씩하게 잘 부를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상상 속의 아이들은 없었습니다. 한번 집중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처음으로 지휘라는 것을 하게 되어 작은 공연이었지만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부담은 커져갔습니다. 동작하나도 고민이 되고 일어나도, 잠을 자도 합창단 생각만 하게 되었습니다.

저번 주 2월 12일은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노래 멜로디도 잘 못 부르고 목소리도 너무 작은데다 너무 떠들어서 속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중구난방’이라는 말까지 썼습니다. 그 날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대하는 저 자신을 보며 참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2월 19일은 반주자가 왔습니다. 집에서 목욕도 해서 몸도 가볍고 저번 주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거란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저번 주 아이들이 너무 노래를 못 부르는 것 같아 아는 초등학생 한 명을 데리고 갔습니다. 그 친구는 독창대회에서 상도 타고, 학교에서 합창부나 중창부에 들 정도로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부르는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친하게 지내라고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합창단 아이들은 “이 아이는 다문화 아이 아니죠?”, “한국 아이죠?” 라고 물었습니다. 그저 함께 어울려서 노래를 잘 불렀으면 하는 마음에서 데리고 갔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그러하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에 남모르게 구분하고 구별하게 되는 마음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똑같은 아이들인데 한국아이와 다문화아이들이 뭐가 다를까요?

아이들이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여전히 아이들은 노래에 집중하지 못하고 저의 말에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중학교 때였나? 학교 선생님께서 “나는 너희를 인격적으로 대하는데 왜 너희는 나를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니?”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문득 그 말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존중하려고 존댓말을 쓰려고 노력하고, 부정적인 말보다 칭찬을 해주려고 노력하는데 아이들은 그런 저의 마음을 너무 몰라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집에 왔는데 몸살인지 온 몸에 힘이 없고 목은 너무 아팠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자려고 하니 잠은 들지 않고 계속 합창단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계속 합창단 생각만 하는 제 자신이 너무 속상해서 울었습니다. 잊고 싶고 도망치고도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거울을 봤는데 순간 머릿속에 어떤 노랫말 가사가 생각났습니다.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 감사해요~♬’

그러고 보니 오늘 보람되는 일도 많았습니다. 음치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입을 크게 벌리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고, 많은 아이들이 가사를 외워왔고, 불만 가득하고 노래에 흥미가 없어보였던 아이가 열심히 악보를 보며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았고, 비록 작은 소리지만 하모니를 이룬 것 같았습니다.

생각해보니 너무 감사했습니다. 저는 사회복지 전공자도 아니고 음악 전공자도 아닙니다. 대학 4학년 여름방학 때 아동에게 공부도 가르치고 멘토 역할도 하는 봉사활동을 했었는데, 그때 너무 느낀 게 많아서 아이들을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정말 이 아이들을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번 더 합니다. 너무나 부족한 제가 이 아이들을 만난 건 축복입니다. 언제까지 다문화어린이합창단을 담당할지는 모르지만 항상 감사하며,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의 눈으로, 저의 가장 낮은 마음으로 존중하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연습했던 노래 가사를 써보겠습니다.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세상은 아니라도

우리는 실망하지 않아요.

우리들 마음속에 밝은 빛이 있다면

세상은 아름답게 변할 거에요.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시기와 질투가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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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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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진미경

2011.05.06
15:38:33
(*.181.3.52)

이은신 선생님의 글을 읽고 있으니 아이들의 장난스러운 눈망울이나  소란스러운 모습이 상상이 갑니다.

 또한 그 어려움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아이들은 그러한 힘든 과정과 인내속에서 배우고 생각하고 또한 성숙할 것입니다.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에 애정을 갖고 지켜보며,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과 화이팅을 보냅니다.

이은신

2011.06.16
10:23:35
(*.177.19.13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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